

재작년이었나, 지인이 키우던 고양이가 죽었다. 오래 함께 지내던 셋 중 하나가 먼저 떠나고, 남은 고양이는 갑자기 지인을 멀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눈도 안 마주치고, 손길도 피하고, 방 안 구석에만 웅크리고 있더란다. 처음에는 낯설고 조용해진 집 분위기 탓이려니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아서 그는 많이 혼란스러워했다. 장례를 치르는 것도 정신없고 낯설고 어려운 일이었는데, 남은 고양이마저 그에게 등을 돌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복잡했다고 했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그 얘기를 듣고 나서 나도 계속 생각하게 됐다. 만약 우리 집 고양이들 중 하나가 먼저 가게 된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될까. 나한테도 그런 식으로 멀어질까. 아예 나를 안 보려 하진 않을까. 밥도 안 먹고, 눈도 안 마주치고, 그렇게 혼자 방 구석에만 있다가 더 아프게 되진 않을까.
우리 집엔 지금 고양이 셋이 함께 산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자는 시간이 길어졌고, 예전처럼 장난을 치는 일도 줄었다. 셋이 나란히 누워 있는 걸 보면, 이 고요하고 익숙한 풍경이 어느 날 깨질 수 있다는 게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는다.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분명 언젠가는 올 일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그날을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상상은 마음을 미리 무겁게 만든다.
고양이의 감정을 읽는 건 원래부터 어려운 일이다. 갑자기 밥을 안 먹는다거나, 아무 이유 없이 밤새 울거나, 평소 잘 지내던 둘이 갑자기 싸우기 시작한다거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많았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다 자기들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한 거였던 것 같다. 뭔가 불편하거나, 슬프거나, 불안하거나. 그냥 말 대신 몸으로, 행동으로, 표정 아닌 표정으로 말했던 거다.
그날 이후로 ‘고양이의 애도’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새벽에 핸드폰으로 이런저런 글들을 읽다가, 미국 오클랜드 대학교에서 400마리 고양이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봤다. 고양이도 같이 지내던 동물이 죽으면 애도한다고 했다. 먹던 사료를 거부하거나, 숨거나, 울음소리가 바뀌거나, 보호자에게 유난히 의존하거나. 그냥 ‘혼란’이 아니라, 진짜 ‘상실’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요즘은 반려동물 장례식장도 많아져서, 검색만 하면 집 근처에도 금방 찾을 수 있다. 지인도 그렇게 장례식장을 알아보고, 조용히 잘 보내줬다고 했다. 근데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니, 남은 고양이에게 죽음을 이해할 시간을 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도 만약 그날이 오면 바로 장례식장으로 데려가지 말고, 수건에 감싸서 집에 잠깐이라도 두자고 생각하게 됐다. 냄새라도 맡게 해주고, 옆에 머물 수 있게 해줘야겠다. 갑자기 사라지는 것보단, 그렇게라도 이별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하니까.
사실 그게 얼마나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혼란스럽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남은 고양이의 마음을 지켜주고 싶다. 그 이후엔, 그냥 평소처럼 밥 주고, 청소하고, 불러보고, 옆에 앉아주는 수밖에 없다. 슬픈 걸 억지로 이겨내게 할 순 없으니까. 조용한 공간 하나 만들어주고, 장난감 꺼내주고, 같이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그 아이의 속도에 맞춰서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고양이를 가족으로 맞이한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언젠가 떠나보내야 한다는 걸. 그래도 그게 너무 먼 얘기 같아서, 잘 실감하지 못하고 살았다. 그런데 나도 나이가 들고, 고양이들도 나이를 먹어가고, 셋이 함께 보내는 시간들이 점점 더 소중하게 느껴지면서 그날이 정말 올 수도 있겠다는 걸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정해져 있다. 그날이 올 때까지, 내가 해줄 수 있는 만큼 힘껏 사랑해주기로 한 거다. 숨소리도, 꼬리 흔드는 속도도, 창밖을 바라보는 눈빛도. 별일 아닌 듯한 일상 속에 쌓이는 마음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다. 그래야 그날이 오더라도, 아주 조금은 덜 아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주 조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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