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킨슨병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닙니다. 중뇌의 흑질에서 도파민을 만드는 세포가 점점 줄어들면서 생기는 신경퇴행성 질환입니다. 하지만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대로 알고, 잘 관리하면 질 높은 삶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병이기도 합니다.
주요 증상: 몸이 보내는 신호
파킨슨병의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는 놓치기 쉽습니다. 대표적인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떨림(Tremor): 주로 한 손에서 시작되며, 휴식 중에 떨림이 생깁니다.
- 운동완만(Bradykinesia): 움직임이 느려지고 동작 시작이 어려워집니다.
- 경직(Rigidity): 근육이 뻣뻣해지고 관절이 뻐근해집니다.
- 자세 불안정(Postural instability):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고, 쉽게 넘어질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비운동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 후각 저하
- 수면장애 (특히 렘수면행동장애, RBD)
- 변비, 우울증, 불안, 피로감, 집중력 저하
병의 진행: 급하지 않지만 서서히
파킨슨병은 보통 서서히 진행되며, 아래와 같은 단계로 구분됩니다 (Hoehn and Yahr 단계 기준):
1. 한쪽 팔이나 다리에만 증상이 나타남
2. 양측으로 증상이 확장되지만 균형은 유지됨
3. 자세 불안정이 나타나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함
4. 도움 없이는 걷기 어렵고 일상생활에 제약이 생김
5. 휠체어 의존 또는 침상 생활 필요
하지만 단계와 진행 속도는 개인차가 큽니다. 초기 진단 이후에도 수년간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희망이 있는 관리
- 약물 치료: 레보도파(도파민 전구체), 도파민 작용제, MAO-B 억제제 등 다양한 치료 옵션이 있습니다.
- 운동: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균형 잡기 운동은 증상 악화를 늦추고, 우울감도 줄여줍니다.
- 식이요법: 지중해식 식단, 항산화 식품(채소, 과일, 생선 등) 섭취가 도움이 됩니다.
- 수면 관리: 수면 위생을 유지하고, 필요 시 수면장애 치료를 병행합니다.
- 심리적 지지: 우울, 불안을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 친구, 치료팀과의 유대가 큰 힘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환자와 가족 모두가 병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미리 계획을 세워 대비하는 것입니다.
👤파킨슨병, 이름 뒤에 담긴 이야기
파킨슨병이라는 이름은 한 사람의 이름에서 왔습니다.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 1755~1824)**이라는 영국 의사는 1817년, "떨림 마비에 대한 에세이(An Essay on the Shaking Palsy)"라는 논문에서 손떨림, 움직임 둔화,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을 보이는 여섯 명의 환자를 관찰하고 기록했습니다. 그는 당시 이 증상들이 하나의 질병일 수 있다는 통찰을 처음으로 제시했죠.
하지만 ‘파킨슨병’이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붙은 것은 그로부터 약 60년 뒤입니다. 프랑스의 신경학자 장 마르탱 샤르코(Jean-Martin Charcot)가 제임스 파킨슨의 연구를 재조명하며 이 질환이 뇌의 특정 부위(흑질)와 관련된 신경퇴행성 질환이라는 점을 정리했고, 그의 이름을 붙여 기념했습니다.
1960년대에는 뇌의 도파민 부족이 파킨슨병의 핵심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도파민을 보충하는 ‘레보도파(Levodopa)’가 치료제로 등장하면서 환자들의 삶이 획기적으로 달라졌습니다.
이처럼 파킨슨병은 수세기에 걸쳐 관찰과 연구, 기술의 발전 속에서 점점 더 명확한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질환입니다. 오늘도 이 질환을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전 세계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여전히 많은 오해와 불안 속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하지만 병을 정확히 이해하고, 가족과 함께 준비하며, 치료팀과 꾸준히 소통한다면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병에 대해 아는 것은 힘이자 희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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